왜 사기꾼에게 속을까? 사기꾼에게 속지 않는 방법

왜 사기꾼에게 속을까? 사기꾼에게 속지 않는 방법

목차
1. 사기공화국
2. 본론
3. 결론

1. 사기공화국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아직 인생에 대해 논하기에는 세월이 모자랍니다. 그럼에도 그 짧은 세월 동안 다양한 사짜, 즉 사기꾼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깜빡 속아넘어 갈 뻔한 적도 더러 있었고요.

 

아직 사짜를 만나보지 못하셨습니까? 그러면 당장 유튜브, 자기계발서 쪽을 잘 살펴보십시오. 수많은 강의팔이, 부업팔이, 책팔이들이 여러분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런 놈들에게 여러분의 귀중한 시간과 돈을 바치렵니까?

 

오늘은 사기꾼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개인적인 경험과 나름의 근거를 섞어 말씀드리겠습니다.

2. 왜 사기꾼에게 속는가?

1) 감정 조작

어머니 뭐하시노?

저같은 경우는 사기꾼이 제 집안 형편을 걸고 넘어지는 일이 있었는데,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는 걸 은연중에 알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집이 실제로도 많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기꾼은 여러분에게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겁니다. 두려움, 흥분, 공감, 기대 같은 것 말입니다. 여기 제가 들었던 레파토리 중 몇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내가 어렸을 적에도 너랑 비슷했어.
• 부모님께 큰 돈 벌어서 효도해야 하지 않겠나?
• 너 그렇게 살면 평생 가난하게 살아갈 텐데?

어떻습니까? 사회 초년생이 듣기에는 약간 혹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만약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면 여러분은 복 받으신 겁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저처럼 바보같은 사람도 더러 있는 법이죠.

 

아무튼, 이러한 말에 현혹되다보면 사람이 감정적으로 변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합리적인 사고를 못 하게 되는 거죠. 이중 프로세스 이론, 감정 이론(Appraisal Theory) 등등... 인간의 사고에 감정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수많은 이론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기꾼은 세치 혀로 여러분의 정신 무장을 완전히 해제시킨 다음에야 본 작업에 들어갑니다.

2) 지식 및 인식 부족

패스워드 내놔

막상 사기꾼의 말을 들어보면 어떻습니까? 허황된 이야기만 할 줄 알았더니, 나름 근거도 있고 아귀도 들어맞습니다. 물론 더 자세히 알아보면 순 거짓말이지만, 우리는 그걸 알 턱이 없습니다. 애초에 그 분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죠.

 

여기에 ELM이라고 하는 이론이 있습니다. 한글로 하면 정교화 가능성 모델이라 하는 것인데, 길게 이야기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고, 앞서 언급한 이중 프로세스 이론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려야 하니 간략하게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자, 우리는 2가지 경로로 정보를 처리합니다. 하나는 중심 경로이고, 다른 하나는 주변 경로입니다. 중심 경로란 무엇이냐? 바로 이성적, 합리적 사고입니다. '이 주장이 맞나? 이 근거가 잘 들어맞는가?' 라고 스스로 곱씹어보는 것이지요. 그런데 여러분이 정보를 처리하려니 귀찮고(동기부여 미흡), 또 그럴 지식이 없다면 (정보처리능력 미흡) 중심 경로 대신 주변 경로를 통해서 정보를 파악하게 되는 겁니다.

 

이 주변 경로가 뭐냐? 바로 개개인의 매력(카리스마), 권위, 감정 요인 등등 피상적인 단서를 보고 판단하는 처리 방식입니다. 이래서 사기꾼이 자기를 아주 멋진 인간으로 포장하고, 알맹이가 없는 말을 최대한 있어보이게 구사하려고 복잡하게 말하고, 정보를 과도하게 내뱉는 겁니다. 논리로 접근하면 대책이 안 서니까 감성으로 승부를 보는 겁니다.

3) 인지 편향

넌 내 함정에 빠져버렸어~

여러분이 사기꾼의 어망에 걸렸다면,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 않도록 꽉 잡으려면 여러분과의 신뢰를 유지해야겠죠? 여기서 사기꾼의 마지막 도구, 인지 편향이 나옵니다. 여기에 몇 가지 예를 들어드리겠습니다.

• 신뢰 편향: 믿을 만한 사람(인 척하는 사기꾼)의 정보에 더욱 의존함
• 권위 편향: 권위있는 사람(인 척하는 사기꾼)의 정보에 더욱 의존함 
• 호의 편향(Reciprocity Bias): 사기꾼은 작은 호의를 베품으로써 상대방에게 부채 의식을 전가함
• 기준점 편향: 사기꾼이 처음 제공한 정보를 의사 결정의 기준점으로 삼아 지나치게 의존하게 됨
• 확증 편향: 멍청해지고 싶지 않으니, 의심이 들더라도 믿고 싶은 것(사기꾼)을 계속 믿음

이런 현상 때문에 사기에 한번 걸리면 빠져나가기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사기꾼이 굳이 뭐라고 하지 않아도, 자기가 자기를 옭아매기 때문이죠.

3. 사기꾼에게 속지 않으려면?

1) 비판적 사고

논리적으로 따지십시오.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시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다잡으세요. 저 같은 경우는 누가 좋은 정보가 있다며 접근하면 '일단 따로 알아보겠다'라고 말을 하는데, 이거 가지고 기분 상하거나 따지는 사람은 제 경험상 100% 사짜였습니다.

2) 본능을 믿기

인간은 원초적으로 생존 본능이 있습니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하는 레이다가 상시 작동중이라 이겁니다. 그 목소리를 무시하시면 안 됩니다. 이런 생각이 들면 거듭 따져보시고, 주변인(사기꾼 제외)에게 도움을 요청햐셔야 합니다. 

3) 공짜 점심은 없다

이건 제 개인 의견이 다분하니 걸러서 들으십시오. 이 세상에 조건 없는 호의는 참으로 귀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그래서 소중한 겁니다. '아니, 내가 읽고 있는 이 글은 공짜가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진짜로 그러하다면 왜 제가 초여름 밤 땀을 뻘뻘 흘려가며 블로그를 하겠습니까? 여러분이 블로그를 봐야 제가 광고료로 돈을 벌 거 아닙니까?

 

이렇듯 비루한 블로그 글조차도 엄밀히 말하면 공짜가 아닌데, 하물며 조금만 노력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광고하는 사기꾼이야 말해서 뭐하겠습니까?

 

비슷한 논리에서, '쉽게 편하게 앉아서 돈 벌 수 있는 방법' '인생역전' 같은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내공이 쌓이고 연륜이 생기면 언젠가는 쉽게 편하게 앉아서 돈을 벌 수는 있을 것이며 가난했던 가문이 번창하여 신분이 상승하고 인생을 역전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뒤에는 피나는 노력과 눈물, 세월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그만큼 절박하기에 혹하는 것이죠.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 다잡고, 사기꾼에게 여러분의 돈과 인생 중 그 어떤 것도 내어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만 줄입니다.